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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호] 2017 국제건축문화정책 심포지엄 열려

건축의 문화적 의미와 건축 정책 개선의 필요성 알리다 김서영 기자l승인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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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2017 국제건축문화정책 심포지엄이 열렸다. 본 행사는 주최측 추산으로 약 900명의 시민, 정책 관련자, 건축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  우리나라 건축문화정책 현주소 확인 목적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문화의 숨: 건축’이라는 주제 아래 건축의 문화적 가치와 건축이 일반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과 중요성에 주목하여 우리나라의 건축문화정책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건축문화정책을 실천하고 있는 국가의 건축정책 전문가와 건축을 통해 문화적 창조물을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유명 건축가를 발표자로 초청했다. 배병길 한국건축가협회 회장은 개회 축사에서 “우리나라는 건축기본법을 제정하여 5년마다 건축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여전히 건축에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밝히며 “물질론에 국한된 정책이 아니라 정신적 실체로서의 건축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송수근 제1차관은 “예술이 낳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집”이라는 윌리엄 모리스의 말을 인용해 “생활공간수준 향상을 위해 건축문화정책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 영국 선진 사례를 통해 건축 정책의 구현 과정 살펴봐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도시사회학자이자 건축가인 김정후 박사는 영국 런던의 건축문화정책을 소개하며 건축에 있어 중앙 정부의 정책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박사는 먼저 영국이 제시한 도시개발 아젠다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도시, 건축, 그리고 그것이 어우러진 문화는 일순간에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에서 계속적으로 진화하듯 정책 역시 기존의 도시발전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대적 상황에 적절한 패러다임을 보완함으로써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영국은 중앙 정부에서 국가 전체의 건축 계획의 궁극적인 지향을 미적인 완성도가 아닌 건축물의 경제적 · 환경적 공헌과 지속가능성으로 설정하고 세세한 조건까지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도시 계획가와 건축가가 반드시 이를 숙지하고 따라야 한다. 
김 박사는 “애초에 중앙정부에서 제시한 건축 정책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어떤 건축가가 작업을 하든 운이나 건축가의 개인적 역량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기본 이상의 결과물이 나온다.”며 영국의 건축 정책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정책 뿐만 아니라 실무 건축가의 입장에서 제안한 정책서를 받아들이고 민간과 협업하는 것을 영국 건축정책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과거 런던의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예시로 “잘 계획된 건축 정책은 개별적인 건축물의 가치 뿐만 아니라 도시 불균형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며 “한국 건축을 바꾸는 지름길은 정책이 구현되는 과정을 철저히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발언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  국내외 건축 정책의 구체적 실행사업도 소개해
대한민국건축문화예술 진흥정책 연구에 참여한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권문성 교수는 건축문화를 “공간으로 누리는 행복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정의하고 우리나라 건축 정책의 현주소와 구체적인 정책 제안을 소개했다. 이에 앞서 2015년 프랑스에서 발표한 건축국가전략보고서의 예시를 살펴보며 “건축문화의 발전은 개별 건축가나 민간의 노력으로 성치되기 어려워 국가 정책으로 추진돼야 하는 분야”임을 역설했다. “2007년 제정된 우리나라의 건축 기본법은 기존의 ‘건설’ 중심의 개념에서 건축에 대한 정의를 확대했으나, 물리적 결과물에만 초점을 한정해 실질적으로 작동가능한 실행수단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컸다”며 건축문화예술 진흥정책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배경을 밝혔다. 또한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다뤄야 할 건축문화 관련 컨텐츠 개발 ▲발주처 및 행정담당자 대상 건축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건축문화정보센터 설립 운영▲기존 지역문화시설 활성화 리모델링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원 설립 ▲젊은 건축가, 역량있는 건축가 지원 프로그램 확대 ▲신진 건축가 창업 지원 ▲건축문화위원회 신설 ▲문화예술공간 프로젝트 발주방식 개선 ▲건축저작권 강화 ▲제3세계 해외건축교류 프로그램 ▲국가건축실험프로젝트 등의 실행사업을 제시했다. 권 교수에 이어 연단에 선 전(前) 프랑스 문화통신부 장관 플뢰르 펠르랭은 2015년 자신이 발표한 프랑스건축국가전략보고서에 대해  “건축은 삶의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국가가 구성원들에게서 건축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며 입안 동기를 밝혔다. 플뢰르 전 장관은 “프랑스 대중들도 과거엔 건축이 매우 비싸고 건축가가 개입함으로써 비용의 부담만 증대된다는 선입견을 가졌었으며 건축 발전을 위해서 먼저 이를 타파해야 했다”고 밝히며 일반 대중이 건축 정책과 그 중요성을 명확히 이해하도록 하는 인식 교육을 건축국가전략의 주요 축으로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건축학교에 대한 지원과 지자체 정책 입안자 대상의 건축교육과정을 제공 등을 핵심 전략으로 소개했다. 또한 “오늘날의 창작물이 내일의 유산이 된다”며21세기의 현대 건축을 대하는 자세를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국내 건축계의 발전방향모색할 수 있는 기회돼 
이 외에도 상하이 엑스포 영국 전시관과 실리콘 벨리 구글 사옥 등의 건축을 진행한 영국의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과 서울역 고가 공원화 프로젝트를 담당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가 그들의 작업물과 건축관에 대해 강연해 큰 호응을 이끌었다. “지난해 디뮤지엄에서 열렸던 헤더윅의 전시를 보고 본 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참여 계기를 밝힌  박명근(실내건축전공·30)씨는 “이러한 심포지움과 여러 건축관련 전시들을 통해서 건축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듯하다.”며 행사에 대한 긍정적인 평을 전했다. 또한  김정후 박사의 발표에 대해  “정책의 완성도와 단순 외형이 아닌 실용성을 중요시한다는 면에서 역시 영국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혜승(건축전공·20)씨는 ”프랑스에서는 정책적으로도 건축가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많은 배려를 한다는 게 인상 깊었다”며 건축 전공자로서의 부러움을 드러냈다.

◇ 오는 9월에는 서울서 UIA 2017 세계건축대회 개최 예정
본 심포지엄은 이번해 9월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UIA(국제건축연맹) 2017 세계건축대회를 앞두고 열린 전초 행사로도 볼 수 있다. 건축계의 올림픽으로 불리우며 3년마다 열리는 세계건축대회는 최신 건축 트랜드와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의 장이자 대중강연, 어린이 건축한마당 등을 통해 건축에 대한 시민의 인식을 제고하는 행사다. 이번 26차 서울대회의 주제는 ‘도시의 혼(SOUL of CITY)’으로, 삶의 공간인 도시와 건축의 근본에 대한 고민을 단순 외형 만이 아닌 내부적인 탐구로 심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제건축연맹 회장 에사 모하메드는 "건축가를 직접 고용하는 사람은 전체의 5%가 안 되더라도 건축은 전체 대중에, 나머지 95%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며 건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이어 ”이번 서울 대회는 건축가에게만 중요한 행사가 아니라 건축이 뭔지, 어떻게 공공에 봉사하는지, 어떤 영향을 주는 지 등을 드러내는 자리”라며 시민의 참여를 당부했다. 본 대회는 9월 3일 부터 10일까지 8일간 코엑스컨벤셔센터 및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게 된다. 


김서영 기자  takeoff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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