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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호] 과잉 공급되는 쌀의 처리 두고 골머리

과잉 공급되는 쌀의 처리 두고 골머리 김승연 기자l승인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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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올해의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9.6kg으로 전망된다. 이는 1990년 119.6kg, 2000년 93.6kg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머무른다. 이 양을 나누어 하루 섭취량을 계산해보면 163g인데, 밥 한 공기를 120g이라고 가정할 때 성인 1명이 하루에 먹는 양은 한 공기 반 남짓이다. 이처럼 국민들의 쌀 소비량은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에 반해, 쌀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아 과잉 공급되는 쌀에 대한 처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 쌓여만 가는 재고와 폭락하는 쌀 가격
UN 식량농업기구(FAO)가 권장하는 우리나라의 적정 쌀 재고량은 80만t이다. 하지만 이어진 풍작으로 인해 2016년 말 기준 정부의 양곡 재고량은 200만t으로 집계됐다. 쌀 재고 10만t을 보관하는 데에 연간 316억 원이 필요하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비추어 보면 적정 수준을 넘는 재고량 때문에 연간 3,800억 원의 돈이 더 필요하게 된다.
재고 급증은 복합적인 이유로 야기됐으며 그 중 쌀 생산량 감소 비율이 소비량 감소 비율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대북지원 중단, 2014년까지 진행돼 온 쌀 MMA(Minimum Market Access, 최소한의 개방 폭), 기계화·수리 시설 확충과 품종 개발로 인한 생산성 향상, 식문화 변화 등의 이유가 원인을 뒷받침한다.
과잉 공급된 쌀 때문에 폭락하는 쌀 가격은 농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키고 있다. 2015년 52000원이었던 공공비축비 수매 우선지급금(1등급 쌀 40kg기준)은 2016년 가을 수확 뒤에 45000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5% 하락했고, 2016년 말 44140원으로 최종 매입가가 확정되면서 정부에 수매하고 받았던 돈의 일부를 다시 반납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 뾰족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정부의 생산 조정제
넘쳐나는 쌀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는 생산 조정제를 방안으로 내놓았다. 생산 조정제는 논에 벼가 아닌 다른 작물을 심게 해 벼 재배 면적을 감소시키는 정책이다. 이에 지난 2016년 10월 충청북도는 TF(Task Force)팀을 구성해 ‘쌀 수급 안정을 위한 적정 생산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벼농사를 짓는 농민이 다른 작물로 전환하면 ha당 300만원의 영농자재 구입비를 지원해주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농가는 기계화 장비 사업 지원의 우선 대상이 되고, 작품 종자비도 지원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정책에 대해 또다시 다른 작물에 대한 공급 과잉을 불러올 수 있어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또한 농민들에게는 쉽게 쌀 재배를 그만둘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 벼농사는 다른 작물에 비해 이미 자동화가 많이 이뤄졌고, 판로 개척이 용이하다. 정부 주도의 직불금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배추·양파 등의 등락 폭이 심한 작물보다 안정적이다. 하지만 쌀 변동 직불금 예산(쌀 수확기 평균가격이 목표가격에 미치지 못할 때 쌀을 직접 경작하는 농가의 소득 보전을 위해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이 WTO(세계무역기구)가 정한 한도인 1조 4900억 원을 채우고도 모자란 실정이다. 

◇ 계속되는 고민과 시도들
이외에도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작년부터 정부에서는 절대 농지 해제를 추진해왔다. 농업 진흥 지역인 절대 농지는 1992년 도입된 제도로서 농업 생산이나 농지 개량과 연관되지 않은 행위는 할 수 없도록 개발이 제한된 그린벨트와 같은 땅을 말한다. 2015년 전체 농지면적 169만 1000ha 중 47.9%에 달하는 103만 6000ha가 절대 농지였는데, 이것을 매년 실태조사를 통해 농민이 원하면 바로 해제·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쌀과 밭작물의 생산 감소로 식량 자급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농촌 지역의 난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염려된다. 절대 농지 해제로 인해 인근 농지 땅값이 상승하면 경작을 하는 농민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쌀 수급 안정 모델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식용 사용이 어려운 국산 묵은 쌀(2012년 산)을 사료용으로 공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쌀 재고를 2018년까지 적정 수준인 80만t으로 감축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사회 복지 분야에서는 기초생활보장법이 개정되면서 수급권자가 확대되는데, 이들에게 판매되는 복지용 쌀의 가격을 20% 인하하여 소비를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2017 중장기 쌀 수급 안전 보완 대책’을 살펴보면 처음으로 미얀마·캄보디아 등지에 제공하는 식량원조를 추진 중이다. 새로운 쌀 수요처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박광순 차장은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가 맞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의무 수입되는 쌀의 물량에 대한 소진 대책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은 쌀 공급과잉과 쌀값 하락 문제에 대해 “질소비료 투입을 줄여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밥맛이 더 좋은 고품질 쌀을 재배하도록 하겠다”며 특히 “밀가루를 대체할 쌀가루를 개발하는 것을 제1의 과제로 삼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승연 기자  ksy86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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