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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호/교육현장엿보기] 조는 학생, 자는 학생

김운수(미추홀외고) 교사l승인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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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쯤 어느 남자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기가 시작된 3월초, 수학수업을 시작하고 5분쯤 지났을 때, 한 학생이 자려고 책상에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 있어 나는 그 학생을 깨우고 다시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후 교무실에서 그 학생에 대해 물어보자 담임교사의 말이 그 학생은 일명 “학교 짱”이고 학교 안팎으로 활동하고 있어 학교에서 그 학생을 따르는 무리가 많다고 하였다. 그렇게 ‘학교 짱’ 학생은 가방 없이 등교하고 수업시간에는 주변 학생들이 교과서를 빌려 주는 상황이었다.
그 다음 수학수업시간에서도 그 학생이 자려고 하자 교사로서의 기본 업무인 잔소리를 시작하였다.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인생에 있어서 흔치 않고 행복한 기회이며 이는 쉽게 포기하는 게 아니라…”고. 고등학교를 졸업 후 대학을 가거나 관련 직업을 선택한다면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책과 점점 멀어져 1년에 책을 한 권 또는 두 권 정도 읽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기에 학생들에게도 국어 책을 비롯한 책읽기를 소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그 학생은 자신이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멀지 않았음을 이해하기 시작하였고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더라도 자는 대신 읽기 편한 책을 가져와 읽기로 약속했다. 그 학생은 약속을 지켰고, 그로 인해 1년 동안 수학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이 없었다.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은 늘 있어서 가끔은 교사들도 이를 소홀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다만 그런 현상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고, ‘어떻게 이런 현상에 대해 대응하느냐?’에 대해 얘기해보자 한다.
학생들이 조는 것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잠이 부족한 경우와 집중력이 부족한 경우일 것이다. 잠이 부족한 경우는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의 여유를 이용한 쪽잠으로 극복할 수도 있지만 몸의 건강 상태가 나쁘지 않다면 운동과 다른 신체 활동 등으로 잠을 극복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한편 집중력이 부족한 경우는, 달리 표현하면 수업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경우인데 이는 흔히 발생하면서도 교사들이 대처하기 어렵다. 학생들을 깨우다가 언쟁이 발생하기도 하고 교사가 무시를 당하는 등 간단히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처가 어렵다고 조는 학생을 방치할 때, 상황이 나아지는 경우가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어떤 학생이 자주 존다면 결국 그 학생은 자는 학생으로 변하고 그 교실에 자는 학생이 더 많이 생겨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25년의 교사 경력에도 뾰족한 수를 내놓기는 쉽지 않다. 다만 상습적으로 조는 학생들 중에서도 지속적인 상담이나 대화로 개선되는 경우가 있었고, 다른 문제해결에서도 ‘대화’는 중요한 역할을 하니 대화를 주요 해결책으로 삼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대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경험상 매우 좋은 해결방법이라는 것을 느꼈고 지금도 그렇게 이해한다. 한 가지 더 교사가 되고자하는 학생들에게 선배 된 입장에서 조언을 하자면, 상담 관련 과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공부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수업시간에 학생이 졸거나 자는 상황에 알맞게 대처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 간의 토론, 학생들과의 토론 등으로 구체적인 상황을 생각해보고 자신의 입장에서 보는 것을 경험해 본다면 객관적인 해결방법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학생과의 대화가 기본적인 해결방법을 찾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운수(미추홀외고) 교사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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