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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호] 탄핵이 인용되면?

편집장l승인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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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탄핵 정국의 막바지다. 헌재는 오는 24일을 마지막 변론 기일로 정했다. 두 달이 넘도록 이어진 검찰 조사와 헌재의 변론도, 그보다 더 전부터 촛불 들고 광장으로 향하던 시민들의 고됨도 순리에 따른 결과가 나온다면 사그라질 것이다. 사적 관계에 놀아나며 국민을 농락한 대통령. 그리고 대국민 사기극의 충실한 비호자들. 초유의 국정농단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이 사태 앞에서 국민은 '얼'이 빠지는 경험을 또 겪게 되었다. 지난 13일 여야 4당이 ‘촛불이니 태극기니 하는 국론 분열을 막자’는 의미를 담아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승복할 것에 합의한 것이다. 국민 절대 다수가 거부하는 대통령이돌아와도 헌재의 뜻이니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엄동설한에 200만이 그저 하릴없이 불 밝히고 광장에 나온 줄로 아는가. 온순한 기질만남은, 한가롭기만 한 얼굴들이 괘씸하다. 만에 하나 탄핵이 기각되면 국민들은 승복은커녕 가벼운 입을 놀린 그들 당 대표와 이를 방조한 국회를 다시 심판할 것이다.
그러나 탄핵이 인용됐을 시엔 모든 게 정상화되는가?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대선 주자들의 언사는 탄핵 이후도 별 다를 바 없으리라는 회의론에 불을 지핀다. 성소수자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보면 특히 그렇다. 지지율 선두 주자인 문 씨는 성소수자와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이 당장은 필요가 없다며 기독교 단체를 안심시키고 왔다. ‘우리 당 입장이 확실하니 걱정 말라’는 말을 덧붙이며. 사퇴한 반 씨는 UN 총장 시절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인권단체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지만 대선을 준비하면서부턴 “동성애와 관련해 오해를 받고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사이다’ 이 씨는 “동성애를 존중은 하지만 결혼법제화를 주장하긴 조심스럽다”며 움츠러들었고 “동성애는 개인이 가진 다양한 성적 정체성에 관한 문제로 논쟁할 가치가 없다”고 말해 젠더감수성 뛰어난 후보라는 평을 들은 안 씨조차 동성결혼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발을 뺐다. 선거가 임박했으므로 약자를 위한 연대는 잠시 접어두겠다는 것인가? 성소수자의 인권은 국민 정서나 합의와는 일말의 관계없이 그 존재를 인정받아야 할 기본권이다. 시기상조니 국민 합의니 하는 말은 소수자의 인권을 합의할 거리로 격하시켜 그들을 또다시 차별할 뿐이다. 성소수자를 같은 인간으로 본다면 그들의 기본권을 혐오세력과 타협하는 거만을 보여선 안 된다. 약자를 외면해서 선출된 대통령과 그를 승낙한 국민들로 인해 이 땅을 뒤덮은 혐오와 멸시의 공기는 더욱 무겁게 가라앉을 것이며 약자를 옭아맨 사슬은 더욱 더 그들을 옥죌 것이다. 우리는 박근혜 체제의 연장과 유사 박근혜 체제로의 변장이 아닌 새로운 대한민국을 갈망한다. 그리고 그 대한민국은 국민을 시민으로, 자유인으로 대접하는 나라이다. 억압 받는 자와 착취하는 누군가가 존재하는 한 새로운 대한민국은 없다. 이젠 부디 귀족과 노예로 나뉘는 봉건 한국을 넘어 인간을 자유인으로 살게 하는 민주공화국으로 가자. 그리고 그 길은 사람들의 가슴 속 작은 불의와 멸시의 감정들을 깨뜨릴 때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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