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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호/컬쳐노트] knocking on Heaven's Door

박은송 기자l승인2017.02.20l수정2017.0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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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Knocking on Heaven's Door(1997)
장르 : 액션, 범죄, 드라마
감독 : 토머스 얀

천국의 문을 두드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생에서의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방금 전해 들었다. 그 시간이 얼마만큼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한치 앞도 모르는 절망스런 이 상황에 닥친다면 당신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1997년 작품인 이 영화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병원에서 처음 만난 뇌종양 환자 마틴과 골수암 말기인 루디는 서로가 곧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한 번도 보지 못한 바다를 향해 무작정 떠난다. 돈도, 차도 없는 둘은 차를 훔치고 은행에서 강도질을 한다. 그들을 뒤쫓는 조폭과 경찰들이 종종 장애물로 등장하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신기하게도 매번 그들에게서 도망친다. 그 꼴이 우습고 어처구니없어 실소를 자아낼 정도다. 그렇게 몇날 며칠을 달리고 달려 마침내 둘은 바다에 도착한다. 그들이 도착한 바다는 석양이 지는 주황빛 바다도, 갈매기들이 하늘을 수놓고 투명함에 탄성이 절로 나오는 에메랄드빛 바다도 아니다. 바람이 매섭고 하얗고 높은 파도가 철썩이는 그저 그런 바다였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시시한 그 곳에서 둘은 처음 만난 날 마셨던 데킬라를 함께 나눠마신다. 그토록 염원했던 바다 앞에서 마틴은 생을 마감하고 루디는 먼 바다를 응시한다.
영화 초반에는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들에 약간의 고리타분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단 두 명을 향해 총을 쏘아대는 데도 하나도 맞지 않는 것과 아무 준비 없이 은행과 주유소에 들어가서 두둑한 돈을 챙겨 나오는 것 등 행운의 여신이 전폭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모양새가 쉽게 공감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난 후엔 이 모든 설정이 두 주인공의 생(生)에 대한 간절함을 입증하는 장면들로 이해된다. 살고자 하는 의지보다 상위의 가치는 없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다에 도착해 모래사장에 앉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밥 딜런의 노래 ‘Knocking on Heaven's Door'가 울려 퍼진다. ’엄마, 내 총들을 땅에 내려주세요 / 이젠 더 이상 쏠 수도 없어요 / 넓게 퍼져가는 검은 구름이 다가오고 있어요 / 마치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것 같이 / 두드려요. 천국의 문을.. 천국의 문을 두드려요‘. 노래를 들으며 엔딩 장면 속 생의 끝자락에 다다른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아무생각 없어 써봤던 버킷 리스트를 꺼내 들춰보게 만드는 영화다. 죽음이 있기에 살아있음이 찬란한 것이라고 했다. 숨 쉬고 있는 바로 지금 나중을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해보자.


박은송 기자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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