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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호] 독립영화 자존심 지켜온 ‘시네마달’ 폐업 위기에 스토리 펀딩 모금 시작

다큐의 의미와 사회적 책임 강조하고 계속 고민해나가는 정체성 시켜져야 김승연 기자l승인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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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를 국내외로 배급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 배급사이자, 독립 영화를 제작하는 독립 영화사인 ‘시네마달’이 재정 문제로 인해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영화 <다이빙벨> 배급 이후 블랙리스트에 올라 국가 지원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낮은 곳에서의 소리에 귀 기울여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확성기와 같은 역할을 해왔던 시네마달의 위기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의 목소리를 전해오고 있다.

◇ 독립영화계의 기둥과 같은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를 중심으로 2008년 여름 설립된 이후로 180여 편의 다큐멘터리 작품을 배급해온 시네마달은 뚝심 있게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한센병 환자에 대한 정부의 비인간적인 조치를 폭로하는 <동백아가씨>를 시작으로 인혁당 사건을 통해 한국사의 질곡과 민족의 아픔을 담은 <4월 9일>, 당신이 모르는 위안부 이야기 <그리고 싶은 것>,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탐욕의 제국>, 한국사회의 병폐를 이야기하는 <업사이드 다운>, 세월호 참사 이후를 다룬 <나쁜 나라> 등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배급하고 제작했다. 또한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를 학교나 일터와 같은 공동체에서 함께 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동체 상영을 신청하면 시네마달에서 배급하는 모든 작품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다이빙벨> 개봉 이후 시작된 위기
시네마달이 재정 위기에 부딪힌 것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배급 이후부터였다. 2014년 <다이빙벨>을 상영작으로 초청한 부산국제영화제 주최 측은 정부로부터 상영 취소를 요구받았다. 주최 측은 자율성을 이유로 불응했고, 그 이후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국고지원예산 삭감, 대대적인 회계감사, 집행위원장 사퇴 압박 등과 같은 보복적 대응이 행해졌다.
2015년 4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다이빙벨> 확장판 재개봉이 이뤄지고 난 후 시네마달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가 시작됐다. 그동안 시네마달은 매년 2~3편씩을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해왔었지만 2016년부터는 상반기 5편, 하반기 9편 중 단 한 편도 국고지원사업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시네마달’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심사 통과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러 감독의 이름으로 대신하여 지원 사업을 신청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지원 중단으로 인해 작년 10월 자금 융통이 어려워져 폐업위기에 처한 시네마달은 십시일반으로 고비를 넘겼다. 그러던 중 JTBC의 보도를 통해 국정원·검찰·경찰이 시네마달 마케팅 및 배급 담당 직원의 통신자료를 들춰본 것뿐 아니라 계좌추적까지 감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여기에 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 중 2014년 10월 23일에 기록된 ‘시네마달 내사(內査-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게 몰래 조사함)’라는 단어는 영세규모 배급사에 대한 국가권력의 사찰 의혹에 쐐기를 박았다.
또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더욱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이던 시절 친박단체인 어버이연합을 동원하여 2014년 10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 앞에서 <다이빙벨> 상영 반대 시위를 지시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 어려움 극복을 위한 힘 모으기
존폐의 기로에 선 시네마달을 위해서 한국독립영화협회, 인디포럼 작가회의 등 영화 및 시민단체 30여 곳과 시네마달 배급작 감독 70여 명이 모여 ‘시네마달 지키기 공동연대’를 조직하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현실이 담긴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시네마달이 사라지는 것은 큰 손실이며 엄혹한 현 시국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싶다”고 설립 배경을 밝혔다. 모금액 1억 원 달성을 목표로 2월 10일 시작된 스토리펀딩은 4월 25일까지 진행되며 2월 17일 18시를 기준으로 목표액의 24%를 달성했다.
이러한 행보에 이어 이 달 18,19일 양일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촛불영화 :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가 열렸다. 시네마달이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취지로 진행된 이 행사에서는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자들의 생>, 국내최초 게이 커밍아웃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등과 같이 한국사회의 다양한 소재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상영했다. 또한 배우 조민수, 배우 김꽃비, 은수미 전 의원 등이 특별게스트들이 함께 참여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김완 한겨레21 기자는 “이 배급사를 살려두는 건 단순히 작은 영화 관련 회사 하나를 존속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 영화가 갖춰야 할 종다양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이냐의 문제”라고 역설했으며,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시네마달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면 우리는 그와 유사한 영화배급사를 영영 다시 못 볼 수도 있으며 이는 정부의 폭압에 대한 저항력과 우리의 생각이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다양하고 자유로운 우리의 생각을 위해 시네마달이 다시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오보라 시네마달 홍보마케팅 팀장은 앞으로 시네마달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실질적으로 현 정권 내에서의 변화를 꾀하기는 어렵다”면서 “정책적 변화로 인해 국고지원사업 심사에 대한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네마달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중심으로 한 사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며“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승연 기자  ksy86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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