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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호] 폭풍처럼 번지는 구제역, 터진 후 살처분만이 정답인가

매년 반복되지만 매번 늑장대응...공장식 사육 방식부터 바꾸는 노력 필요해 박주환 기자l승인2017.02.20l수정2017.02.1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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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까지 전국 총 9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특히 우리 학교와 가까운 충북 보은 지역에서만 7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사상 최초로 A형 구제역과 O형 구제역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백신 공급 등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더 이상 구제역이 퍼지지 않도록 구제역 발생 지역 근처의 방역을 강화하고, 구제역 확진·의심 판정을 받은 소 약 1400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구제역 종식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 구제역이란 무엇인가
농림축산식품부가 게재한 자료에 따르면, 구제역이란 소, 돼지, 양, 염소 등 우제류(발굽이 둘로 갈라지는 동물)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급성 가축전염병이다. 구제역의 주요 증상으로는 입술, 잇몸, 구강, 혀, 코 등에 물집(수포)이 생기고,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며, 식욕저하로 심하게 앓거나, 어린 가축의 경우 폐사까지 나타난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주로 동물의 이동을 통해 감염되는데, 감염된 동물과 접촉한 사람, 감염된 지역에 출입한 사람·차량,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의복, 사료, 기구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공기를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농식품부 구제역 상황실 장재홍 과장은 “공기전파가 이루어지려면 온도, 습도, 바람 등 다양한 조건이 맞아야 해 실제로는 거의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박했다.

◇ 왜 구제역 발생이 충북 보은에 밀집돼있는가
이번에 나타난 9건의 구제역 발생 중 7건이 충북 보은 지역에 밀집돼있다. 이는 충북지역에서 효율성을 위해 채택한 ‘공장식 밀집 사육’의 사육형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해석된다. 이밖에 구제역이 발병한 7건의 농장들이 모두 25번 국도 근처에 위치해서 25번 국도를 타고 바이러스가 이동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25번 국도 곳곳에 거점 소독소와 이동방역초소를 설치해 바이러스의 완벽한 차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재홍 과장은 “25번 국도를 원천봉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방역뿐만 아니라 국민의 편의도 중요하기 때문에 폐쇄는 하지 않고 초소를 많이 설치해 방역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마지막 신고가 접수된 후 5일 동안 새로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어 효과적인 대처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 구제역에 대한 정부의 대처
농민들은 지금의 구제역 사태를 야기한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엉성한 표본조사에 있다고 주장한다. 당국이 한 농장의 수많은 가축들을 일일이 조사할 수는 없기 때문에 몇 십 마리만을 대상으로 항체형성률 비율을 조사해왔다. 그러나 구제역이 터진 후 재조사한 결과 소들의 항체형성률은 70%도 채 되지 않았고, 0~20% 수준인 농장도 다수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당국은 부랴부랴 소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충북 보은 지역 내 모든 우제류에 대한 일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후 실시한 항체검사에서는 한·육우 71%, 젖소 69%, 돼지 97%, 염소 71% 등 꽤 상승된 항체 형성률을 보였다.

◇ 구제역 해결을 위한 대책
방역당국 측은 구제역이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백신접종을 가장 먼저 실시했는데, 2월 8일부터 2월 12일까지 전국 소 283만 마리를 대상으로 일제백신접종을 완료했고, 발생지역인 보은·정읍과 인접한 시·군(5개 시·도 14개 시·군)의 우제류 가축(소 제외)을 대상으로 한 일제백신접종도 완료했다. 또한 구제역 의심·확진 판정을 받은 소들은 즉시 살처분 함으로써 주위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고자했다. 소와 달리 돼지는 감염증세가 나타나지 않거나 의심신고가 없어서 살처분은 피하게 됐다.
살처분 뿐 아니라 구제역 발생 지역의 가축 반출 금지 및 전국적인 모든 축종의 농장 간 이동금지 기간을 정해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 공장식 축산보다는 농장식으로
2000년대 들어서 꾸준히 발생하는 구제역은 미리 방지하는 것이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일이 터진 후에야 방역에 힘쓰는 모습이 빈번하게 드러난다. 더불어 이렇게 매번 구제역이 발생한 후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 지금의 사육제도나 체계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녹색당 정책기획팀 이상희 팀장은 “언제까지 구제역이 반복하게 둘 것이냐 라는 관점에 멈춰서서 다시 개편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싸게 많이 먹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대량생산만을 목표로 하는 것 자체를 바꿔야 한다. 좀 더 공존을 위한 방식을 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위와 같은 의견에 동조했다.
한편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녹색당·동물의 권위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의 모임 등은 공장식 축산의 상징인 ‘배터리 케이지’와 ‘스톨’ 추방을 위한 백만인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구제역의 제발을 막기 위해서, 좀 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사후약방문식 대처가 아닌 확실한 예방과 체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박주환 기자  noah4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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